[與 대선후보 박근혜] 비박 주자와 화합이 ‘불통 이미지’ 넘기 첫 시험대
입력 2012-08-20 18:57
<상> 박근혜의 포용력-비박 끌어안기, 불통 이미지 극복 관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첫 대선 본선 도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적한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박근혜만의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100% 대한민국’을 앞세운 박 후보가 과연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과의 화합을 이뤄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폐쇄적이고 ‘불통(不通)’의 리더십이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비박 회동’할 듯=친박근혜계 서병수 사무총장은 20일 “박 후보와 후보 4명 간에 회동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박 후보와 사전 교감 속에 이뤄졌으며 전당대회 직후 박 후보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가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자연스레 만나 일정 역할을 당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주변에서는 도지사직으로 돌아가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역할을 맡기가 어려운 김 지사를 제외하곤 각자에게 롤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선 룰 논란 끝에 불참을 선언한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 등도 껴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박 후보 스타일상 ‘통 큰 화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박 후보가 경선 전후 네거티브 공방을 거치며 특정 인물들에 대해서는 불편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작위적으로 화합 행보를 하지는 않으리란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경선 결과 84%라는 압도적 지지율이 확인된 이상 비박 주자들이 협조하지 않을 수 없는 여건이 형성됐다는 말도 돈다. 한 측근은 “국민대통합과 화합을 말하면서 동시에 배제를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수락 연설문에서도 확인했듯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국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선 논란은 어떻게=경선 기간 제기됐던 ‘보수대연합’과 ‘중도확대’ 노선 대립에 대해 박 후보가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력다툼이나 노선투쟁으로 볼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사덕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보수대연합을 줄곧 강조해 왔다. 홍 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 보수진영 원로들을 두루 만나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구했다. 2007년 뼈아픈 경선 패배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과 김덕룡 전 원내대표 등이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균형추가 기울었고 박 후보 측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반면 김종인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가 얼마나 많은 지지자들을 떠나보냈느냐”며 “그런 식의 구태의연한 행보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어차피 도망가지 못할 집토끼를 붙잡는 데 시간을 쓸 게 아니라 ‘안철수 후보’의 등장을 기다리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산토끼를 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후보의 다른 측근은 “박 후보 스타일상 일단 양쪽 주장을 그대로 놓고 지켜보지 않겠느냐”며 “자신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당 선대위가 구성되면 의견을 수렴해 자연스레 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아니라 당 후보 자격으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될 것이란 얘기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