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애인올림픽 선수단 돕기 특별한 공연
입력 2012-08-20 18:29
클래식 연주자 2명이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 돕기에 나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진(52·여)씨와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정실(43)씨는 오는 27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내 카페에서 ‘브리지코리아 듀오 콘서트’를 연다. 수익금 전액이 국제 비정부기구(NGO) ‘푸른나무’를 통해 북한 장애인 선수단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29일 열리는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24명은 총경비 7만 달러(8000만원) 정도를 푸른나무로부터 지원받는다. 푸른나무는 열심히 모금하고 있지만 아직 후원금이 부족한 상태다.
국민일보 7월 31일자 ‘北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NGO 푸른나무 6년여 북한 사랑이 일궜다’ 기사를 본 공연기획사 브리지아트 매니지먼트 김세희(30) 대표가 이번 자선콘서트를 기획했고 두 아티스트가 흔쾌히 출연키로 했다.
20일 기자와 만난 김씨와 서씨는 “북녘 땅의 장애인 선수들을 응원하는 일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엔 물질적 도움만 주지만 다음엔 함께 만나서 음악까지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아티스트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지만 협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찬송가 ‘십자가를 질 수 있나’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등 6곡을 듀엣으로 연주하고 각자 솔로곡을 더해 1시간을 채울 계획이다.
김씨는 국내 1호 고음악(古音樂·바로크 음악을 당시 악기와 주법으로 연주하는 것) 연주자다. 1992년 국내에 고음악을 소개한 그는 2002년 바로크 앙상블 ‘무지카글로리피카’를 창단했고 현재 미국과 유럽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무신론 집안에서 자란 김씨는 서울대 음대 재학 시절 하나님을 만나 대학생선교회(CCC) 활동을 했다. 그는 “90년대 중반 음악하는 것에 회의가 들었는데 당시 기도할 때마다 ‘완전한 마음을 주께 드리면서 연주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비전을 주님께서 주셨다”고 말했다.
서씨는 저명한 신학자인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아들이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입학 후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과감히 공학 공부를 접고 음악의 길을 택했다. 뉴욕 맨해튼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95년 귀국한 뒤 다양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씨는 최근 ‘내 마음의 노래’란 찬송가 음반 녹음을 마치고 발매를 앞두고 있다. 복음성가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찬송가책에 있는 오래된 찬송들만 연주한 음반이다. 그는 “요즘 교회 음악이 너무 대중화되면서 경건함과 진지함이 부족해진 것 같아 아쉽다”며 “가사 없이 들어도 ‘이것이 진짜 교회 음악이구나’라는 느낌이 들도록 음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