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베이비부머들의 ‘팍팍한 삶’… 남성 ‘나홀로 자영업’ 외환위기 이후 최다

입력 2012-08-20 21:36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세대가 자영업으로 내몰리면서 ‘남성 1인 자영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남자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4만1000명 증가했다. 1998년 12월(15만1000명)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임금을 받는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운영하거나 무보수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연수 연구위원은 “재취업이 어려운 50대 남성 은퇴자들이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늘어난 전체 자영업자(19만6000명)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절반이 넘는 68%를 차지했고, 남성 자영업자가 전체 증가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3%에 달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월에 4만명 늘어 5월(9만1000명)과 6월(7만1000명)보다 증가폭이 급감했고, 여성 자영업자도 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최근 1년 중 가장 적게 늘었다.

그러나 남성 1인 자영업자의 증가를 일반적인 흐름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KLI) 성재민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자영업자는 증가 추세에 있었는데, 올해 상반기까지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증가 흐름을 주도해왔다”면서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는 예외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