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정치적 단체 아닌 현장 교회위한 기구로”… 한국교회 지도자들, 연합사업 위한 간담회
입력 2012-08-20 21:09
바른 연합운동을 추구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교회 연합사업의 방향성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교회성장을바라는교역자들의모임은 20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간 분열 상황과 세계교회협의회(WCC) 신학사상 대립 등으로 촉발된 교계의 갈등구조를 우려하며 대안 찾기에 힘쓰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는 최성규 한영훈 유정성 김기택 김종훈 이영훈 김영주 손달익 이영식 목사와 김근상 주교, 김홍기(감신대) 정일웅(총신대) 채수일(한신대) 김규섭(국제신학대학원대) 문성모(서울장신대) 총장 등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5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연합기관이 정치적 단체가 아닌 현장의 교회를 위한 실제적 기구가 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성규 목사는 “연합사업은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몇몇 교단의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국교회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해야 한다”면서 “이런 구조로 전환될 때 전국을 총괄할 수 있는 연합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영훈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지도자들이 성경말씀이 아니라 사사로운 감정과 사설 신학에 의존해 다투다보니 교계 전체에 혼선이 오고 있다”면서 “건전한 연합사업을 위해선 신학자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날 참석자는 보수 개혁신학을 강조하는 총신대 총장부터 에큐메니컬 운동을 전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까지 다양한 신학적 견해와 대표성을 지닌 인사들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정일웅 총장은 “WCC 총회와 관련해 예장 합동은 신학적 의구심에 대해 분명한 해명 없이는 협력이 어렵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신학 정체성에 오해를 주지 않는다면 연합운동에 동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규섭 총장은 “한기총 정관을 보면 각 교단과 신학을 인정한다고 명시했는데 그렇게 따지면 WCC를 지지하는 회원 교단의 입장도 존중한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무조건 반대한다면 기분 좋겠나. 이처럼 WCC 총회 문제도 신사적이고 이성적으로 풀어가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이날 간담회를 준비한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는 종교다원주의와 용공주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앙적 입장을 밝히고 WCC 총회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교회가 깊이 있고 진지한 대화 아래 하나 돼 신앙 안에서 사회변화와 민족통일의 주체가 되기 위해 노력할 때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근상 주교는 “이렇게 교계 지도자들이 10회 이상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식구로서 만나다보면 서로에 대한 오해도 풀리고 연합사업의 해법도 찾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