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성형수술시 가장 필요한 것
입력 2012-08-20 18:13
성형수술에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의사가 환자를 업고 달리기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마치 두 사람이 각자의 한쪽 다리를 묶고 호흡을 맞춰 넘어지지 않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이인삼각’ 경기와 비슷하다.
두 사람이 공통된 목표의 반환점을 잘 돌아오기 위한 작전 구상을 사전에 하고 균형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등 모든 요소가 잘 갖춰졌을 때 넘어지지 않고 반환점을 돌아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성형수술을 위해선 의사와 환자 간의 협력과 균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먼저 환자는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하고 현실성 있는 자기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시술 의사 역시 환자의 요구에 쫓겨 외줄타기 하듯 무리한 성형을 시도할 게 아니라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분명히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서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애매한 대화와 관계는 자칫 일을 그르치는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환자는 특히 수술 전 의사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환자들은 이를 통해 자신이 받을 수술 방법과 이에 수반되는 마취 방법, 그리고 수술 중이나 수술 후에 겪을 수 있는 후유증과 합병증,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숙지해야 한다.
아울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이나 과거 병력, 그리고 현재 치료받고 있는 질병이나 약 복용력, 음주력과 흡연력, 알레르기성 체질 등을 의사에게 상세히 알려줌으로써 수술 중 혹은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의문점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무리 소소한 것이라고 여겨질지라도 의사에게 직접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 마취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은 예상 외로 매우 크다. 따라서 환자를 수술 중 잘 감시(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계가 마련돼 있는지, 불의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대처할 만한 전문 인력과 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무리 최소 절개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신체 손상을 완전히 배제한 채 수술이 이뤄질 순 없다. 단순한 붓기에서부터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수술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은 다양하다. 따라서 누구도 이러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반환점을 돌아 이인삼각 경기를 마치기까지 한걸음 한걸음이 중요한 것처럼 원하는 미(美)와 젊음은 얻었으되 부작용과 후유증을 남겨 웃음을 잃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선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환자 자신이 수술의 주체임을 잘 알고, 사전에 예방 가능한 문제는 미리 막고, 예측불허의 상황에 대해서도 바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탁경석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