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력부족 대비보다 원전 안전성이 우선

입력 2012-08-20 18:46

신월성 원자력 1호기가 지난 19일 가동을 멈췄다. 원자로 제어계통 고장으로 원자로와 터빈발전기가 정지했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고·고장 등급 0에 해당돼 안전성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신월성 1호기는 2005년 10월 착공해 지난달 31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한국형 원전이다. 시운전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이후 2월 2일 급수밸브 고장, 3월 27일 냉각제 펌프 이상, 6월 17일 계전기 부품 고장으로 세 차례나 멈췄다. 시민단체들은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준공연기 및 총체적 안전점검을 요구했으나 지난달 여름철 전력수급 계획에 맞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100% 안전을 장담하지 못하는데도 전력예비율 하락 등을 우려해 서둘러 상업운전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신월성 1호기가 멈춰서면서 이번 주 수요관리 전(前) 예비전력이 100만∼150만㎾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늦장마로 습도가 높아졌고, 기업체 휴가기간 및 학생들의 방학이 끝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물론 전력수요관리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은 피할 수 있겠지만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상반기 전력수요관리에 투입된 예산은 2400억원이 소요됐고,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올해에만 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원전에 대한 신뢰가 자꾸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월성 1호기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선 물질 유출 사고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준공됐다. 시운전에 돌입하면서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을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시운전 중 일시적 가동 중단은 그렇다 하더라도 상업운전 시작 19일 만에 원자로가 멈춘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전력이 부족하다는 위기감을 강조하는 것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설득시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