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뒤의 불청객 ‘눈병’ 조심

입력 2012-08-20 18:08


무더운 여름 수영장으로, 강으로 신나는 휴가를 다녀온 우리에게 남은 것은 멋진 추억이나 햇볕에 그을린 얼굴만이 아니다.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아 세균 번식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인 바캉스 시즌은 유행성 결막염, 급성 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 등 각종 눈병을 일으켜 휴가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때이기도 하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는 20일 “최근 들어 바캉스 후유증으로 눈병을 얻은 어린이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개학 후 유행성 결막염 및 급성 출혈성 결막염 확산 방지를 위해 세심한 눈 건강관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무렵 유행성 결막염은 주로 물놀이 후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손으로 눈을 비벼서 발생한다. 보통 전염 후 1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데, 눈이 충혈되고 아프며 눈 전체가 부어오르고 눈곱이 낀다. 어린 아이는 고열과 설사를 동반할 수도 있다. 대개 3∼4주 정도 계속되다 자연히 좋아진다. 따라서 휴가를 다녀온 후 한 달 가까이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즉시 안과를 방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아폴로 눈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69년 가나에서 처음 확인된 질환으로 발생시기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시기와 같아서 붙여졌다. 엔테로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3∼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약 1주일간 지속된다. 환자의 60%가 귀 앞쪽이나 턱밑 림프선이 부어올라 통증을 호소한다. 유행성 결막염과 마찬가지로 전염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눈병은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엔 찬 수건으로 눈을 찜질하고 인공눈물로 눈을 자주 씻어준다. 혹시 가족 중 전염된 사람이 있다면 수건, 컵, 베개 등 개인용품을 따로 써야 한다. 또 손을 통해 전염되기 쉬우므로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고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김 교수는 “눈병에 걸려서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안대를 착용하면 오히려 세균 번식에 도움을 주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안대는 안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