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후보 박근혜] 朴지지율, 당심에 못미친 민심

입력 2012-08-20 18:57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20일 공개된 경선 결과 역대 최고인 84%(8만6589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얻었던 기존 경선 최고 득표율 68%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국민참여 여론조사에서는 74.7% 지지율에 그쳐 ‘당심’(선거인단 득표율 86.3%)만큼 ‘민심’을 얻지는 못했다. 2007년 경선에서도 민심에서 뒤져 이명박 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었다.

1위보다 관심이 쏠렸던 2위 다툼에서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8.7%(8955표) 득표율로 승리했다.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박 후보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지만 여론조사(16.2%)에서 선전했다. 김태호 의원(3.2%·3298표)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2.6%·2676표)이 각각 3위와 4위로 뒤를 이었다. 코믹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꼴찌(1.6%·1600표)지만 여론조사에서 깜짝 3위(4.2%)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당대회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전당대회장은 1만여 인파로 가득 찼으나 박 후보의 압승이 확실시된 터라 각 후보 지지자들 간 신경전은 거의 없었다. 2007년 전당대회 때 윗옷 주머니에 들어 있던 경선패배 승복 연설문을 꺼내 읽어야 했던 박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문을 꺼내 밝은 표정으로 읽어 내려갔다. 안 전 시장은 “저는 평생에 대선 경선에 후보로 나가서 완주하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황우여 대표는 “국민은 우리에게 무조건 하나가 되라고 지엄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며 당내 화합을 강조했고, 이한구 원내대표는 “나라를 이끌어볼까 말까 고민하는 ‘고민남’, 국민검증 피하려고 애매모호하게 행동하는 ‘애매남’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겨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학송 당 전국위원회 의장이 대독한 축전을 통해 “후보자가 선출되면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후보자 중심으로 굳게 단결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지난 4년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세계 중심 국가의 일원으로 우뚝 세웠다. 이제 다시 한번 결연한 의지를 다질 때”라고 했다.

한편 행사장 앞에서는 전국언론노조와 정수장학회 공동대책위, 박정희기념도서관 대책 시민회 관계자 2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수장학회 폐지와 박정희기념도서관 폐관을 촉구했다. 이에 박 후보 지지자들이 몸으로 밀치고 욕설을 퍼붓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