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표적치료제 내성원인 밝혀… 단백질 AXL 정체 세계 첫 규명

입력 2012-08-20 17:53


‘이레사’ 등 폐암 표적치료제의 약효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길이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에 의해 열렸다.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이재철(사진) 교수팀은 미국 컬럼비아대 및 UC샌프란시스코 교수진과 공동으로 폐암 표적치료제의 내성 발생에 관여하는 단백질(AXL)의 정체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표적치료제란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하는 항암제다. 하지만 이 약은 장기간 사용 시 환자의 몸에 내성이 생겨 약효가 반감되는 게 문제다.

이 교수팀은 시험관 내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AXL’이란 인산화효소수용체가 폐암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 발생에 관여, 항암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또 실제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를 검증하는 데도 성공했다. AXL은 세포 외벽에서 외부 신호를 받아 세포의 증식과 분화, 소멸, 그리고 암 생성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 중 하나이다.

이 교수팀은 폐암 표적치료제 이레사와 타세바를 사용하는 43∼80세의 비소세포성폐암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AXL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했다. 시험 대상 환자들은 모두 이레사와 타세바 내성 문제로 암 치료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이었다. 비소세포폐암은 세포 내에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단백질인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에 나타난 돌연변이에 의해 ‘티로신 카이나제’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고, 그 이상신호를 매개체로 삼아 빠르게 증식하는 암이다.

이 교수팀은 AXL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