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 죽음 공포보다 치료비가 더 무섭다
입력 2012-08-20 17:53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린 경우 ‘치료비 부담’을 가장 많이 걱정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우리나라의 암 치료 성적에 대해선 선진국과 같거나 높은 수준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는 여론조사 기관인 코리아리서치를 통해 지난 5월 만 20세부터 69세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암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암 발병 시 가장 큰 문제로 10명 중 3명(30.7%)이 ‘치료비 부담’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그 다음으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16.1%), ‘아픈 사람의 고통에 대한 걱정’(12.4%), ‘회복 가능성 불투명’(11.0%), ‘가정 붕괴’(9.3%) 등의 순서를 보였다.
또 암 발병 시 치료비 부담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43.6%와 가정 붕괴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답한 사람들의 22.6%는 그 해결책으로 ‘(사)보험 가입’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18.0%와 ‘회복 가능성 불투명’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17.3%는 ‘조기 발견 및 정기 검진’을, ‘아픈 사람의 고통에 대한 걱정’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12.1%는 ‘운동으로 미리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각각 예방책으로 선택했다.
우리나라의 암 치료 수준에 대해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암 관련 치료 수준에 대해 40.2%가 ‘높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조사 시 ‘높다’고 본 응답자 비율(24.5%)보다 무려 15.7%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반면 상대적으로 암 치료 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8.6%로, 2009년 41.4%보다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암 치료 성적이 이제는 되레 선진국 수준을 능가할 만큼 좋아졌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암 예방을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는 ‘식습관 관리’(46.1%)와 ‘주기적 운동’(45.4%), 그리고 ‘암 관련 조기검진’(41.2%)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 역시 2009년 조사 때의 36.1%, 39.2%, 31.0%보다 각각 10% 포인트, 6.2% 포인트, 10.2%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국가적 지원이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암 환자에 대한 보험적용 확대’(53.2%)라고 응답했다. ‘암 완치자, 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2차 암 조기검진’(19.4%),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상담 및 관리’(14.6%)를 꼽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암 치료율 향상과 함께 암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며 “암 극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정기검진을 통한 암 조기발견 노력과 암 예방에 이로운 생활습관을 몸에 길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