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후보 박근혜] 민주 주자 5인 “내가 朴 이길 대항마” 한목소리

입력 2012-08-20 21:32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주자들은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되자 예외 없이 “박 후보를 이길 대항마는 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해 박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 측은 “지난 1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박 후보(47.6%)와 문 고문(43.1%)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로 좁혀졌다”며 “여당 내 공천 파문을 거치며 ‘박근혜 대세론’은 사실상 끝이 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효과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후보는 문 고문이 적격이란 점을 강조했다. 문 고문 측 관계자는 “박 후보를 이기려면 기성 정치에 실망한 안 원장 지지층을 흡수해야 하는데 당 내에선 문 고문밖에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며 “안 원장이 불출마하면 문 고문을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 측은 “이번 대선은 ‘무당파’로 분류되는 중도층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라며 “보수성향이지만 박 후보를 찍을지 말지 망설이는 중도층 표를 가져올 후보는 손학규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참여정부의 그림자’ 이미지 때문에 표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손 고문이 1970년대 노동 및 빈민운동, 유신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펼친 부분도 박 후보 대항마로서의 자격을 부각시킨다고 설명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 측은 “박 후보가 귀족적 이미지라면 김 전 지사는 뼛속까지 서민이라 대항마로서는 최고의 덕목을 가졌다”고 밝혔다. 정세균 상임고문 측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새누리당 박 후보보다 더 잘 준비된 ‘경제 대통령’인 정 고문 같은 후보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고, 박준영 전남지사 측은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려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통성과 호남 기반을 갖춘 사람이 적격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밖의 유력 대선 주자인 안 원장은 특별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안 원장 측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국민 의견을 듣는 과정 중이며 다른 정치 일정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대대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당은 전략홍보본부를 중심으로 5·16 쿠데타 및 유신정권에 대한 공격거리를 준비 중이다. 또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대를 둘러싼 의혹과 박 후보 동생 지만씨 부부의 삼화저축은행 로비 사건 연루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타살 의혹이 다시 불거진 고(故)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를 발족시키고,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태를 유관 상임위에서 대응키로 한 것도 박 후보를 겨냥한 조치다.

오영식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미 박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을 상당 부분 해왔다”면서 “후보로 확정된 만큼 앞으로는 전면적으로 검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