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33) 화성 탐사기술과 미술품 보존

입력 2012-08-19 19:43


지난 2월 모든 언론이 ‘쌍둥이’ 모나리자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이 모나리자의 하찮은 복제품이라고 여겼던 그림을 복원했더니 다빈치의 제자 살라이(추정)가 다빈치 바로 옆에서 스승이 그리는 과정을 그대로 보고 그린 중요한 작품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중요한 발견은 IRR(적외선 리프랙토그래피)라는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술품 표면 밑의 밑그림, 중간의 변경사항 등을 자세히 조사하는 데 사용되는 이 기술을 통해 프라도 작품의 검은 배경 밑에 풍경이 감춰져 있음을 알게 되어 본격적인 복원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며칠 전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의 출발에 즈음해 게티미술관은 화성탐사를 위해 NASA가 사용한 기술에 착안, 시료를 채취하지 않고도 현장에서 미술품에 대한 모든 분석이 가능한 이동식 기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두에토(Duetto)라고 명명된 이 소형 기기는 이미 게티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미술품, 고문헌 등의 조사에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로마시대의 벽화와 이집트 벽화 조사에 사용되고 있다. 미술사와 과학기술지식을 융합시켜 문화와 역사를 지키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현장이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