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국민일보·굿피플 주최] 중국동포 613명 종합검진…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

입력 2012-08-19 20:47


“목과 어깨가 너무 아파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자꾸 굽어져요. 긴장을 푸시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보세요.”

중국동포 이광옥(50·여)씨가 통증을 호소하자 이향애(66·정형외과) 고려대의과대학여자교우회 의료봉사단 단장은 이씨를 눕히고 어깨와 목, 허리, 대퇴부 등을 마사지했다. 이 단장은 다시 두 손으로 목과 다리 등 아픈 부위를 비틀며 누르자 이씨의 몸은 이완됐고 긴장이 풀렸다. 이씨는 “시원합니다. 덜 아파요”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굿피플(회장 김창명) 의료봉사단이 참여하는 제1159차 ‘사랑의 의료봉사’가 18일 오후 2시30분부터 6시까지 서울 가리봉동 한중사랑교회(서영희 목사)에서 열렸다. 봉사단은 중국동포 613명에게 사랑의 의술을 실천했다.

중국동포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진료과목을 정한 뒤 혈압 측정을 시작으로 진료를 받았다. 여성들이 많았고 골밀도와 초음파 검사실은 대기자들로 붐볐다.

의료봉사단 최경숙(63·산부인과) 부단장은 “각종 노동일에 종사하는 중국동포들은 허리 등에 만성질환이 많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도 많다”며 “봉사단은 건강보험 혜택도 없는 중국동포들에게 종합검진을 겸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60명과 자원봉사자 50명은 내과를 비롯한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 12개 과목에서 진료에 나섰고 골밀도와 심전도, 부인과 암세포 검사 등 전문적 영역의 검진도 병행했다. 치과 진료와 X선 촬영은 굿피플이 제공한 이동진료버스에서 이뤄졌다.

지린성 출신이라고 밝힌 고인복(52·여)씨는 “2년 전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으나 형편이 어려워 병원에 가지 못했다”며 “이번에 종합검진을 받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영희(55·여) 담임목사는 “중국동포는 중국이나 한국에서 모두 이방인으로 취급받아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며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상처 난 이들의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의과대학여자교우회 의료봉사단은 9년 전 서울 창신동 쪽방촌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3년 전부터는 다문화가정 주부와 여성 근로자 등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도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