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뻔한 드라마… 박근혜 ‘컨벤션 효과’ 얼마나

입력 2012-08-19 21:39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의 18대 대통령 후보로서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20일 당 전당대회가 박 전 위원장 ‘대선후보 추대식’처럼 진행될 상황이어서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도 미미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에게 흩어져 있던 표가 박 전 위원장에게로 일부 흡수되며 상승효과야 있겠지만 소폭에 그칠 것으로 분석한다. 박 전 위원장의 현재 지지율에는 새누리당 지지층과 보수성향 유권자의 표심이 이미 결집돼 있는 데다 비박 주자들의 지지율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누리당 경선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문수 경기지사만 10%대를 기록하고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3% 미만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박 전 위원장에게 승리한 직후 30%대 후반이던 지지율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두 사람은 당내는 물론 일반 국민 지지율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벌였었다.

특히 컨벤션 효과가 커지려면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 지지율이 상승해야 하는데 그럴 요인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9일 “애초에 1위가 뻔한 싸움이었던 데다 시기적으로 올림픽까지 겹치면서 경선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오히려 4·11 총선 공천헌금 파문 등으로 당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이고 전당대회로 이런 추세가 바뀔 가능성도 낮아 컨벤션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박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향후 행보를 통해 지지율 만회를 노리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전당대회가 후보 확정의 가장 큰 이벤트인데 지지율 변동이 크지 않다면 이는 결국 중도층, 무당파로의 외연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박 전 위원장이 중도층과 20∼40대로 외연을 넓히려면 지금보다 두세 배는 더 노력해야 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5·16 발언으로 촉발된 역사관 논란, 4·11 총선 공천헌금 파문, 비박주자들과의 관계 설정, 보수연합론 대(對) 중도확장론의 노선투쟁 등 산적한 이슈를 해결해 가면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지지층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