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 넉달째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입력 2012-08-19 18:48

경기침체의 그늘이 깊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내수 경기는 바닥을 모르게 추락하고만 있다. 없는 살림에 빚만 늘어난 서민들은 씀씀이를 줄이고도 삶이 더 팍팍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수출을 별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얼어붙자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L자 장기불황’에 빠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비 기준 지난 4월(-2.4%) 이래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4개월 연속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6∼9월까지가 유일했다. 감소폭은 매달 더 커져 7월엔 8.2%나 급감했다. 백화점도 6월과 7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의류업체 실적도 부진하다. LG패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나 급감했다. 불황 속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탓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74.1%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보다도 낮아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 대출 증가로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 조사를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기준 1분위(하위 20%)는 월 평균 이자비용으로 3만6219원을 지불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증가한 금액으로 역대 최고치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계의 이자비용도 지난해보다 21.5%나 급증했다.

특히 1분위 계층의 경우 전체 소득 대비 이자비용의 비중도 2.84%를 기록,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게다가 1분위 계층은 월 가계 지출(148만725원)이 월 소득(127만5925원)보다 많은 적자 가구여서 이자 부담 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