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연평도 도발부대 시찰… ‘영웅’ 칭호

입력 2012-08-19 18:31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군 무도 방어대를 전격 방문했다. 무도 방어대는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한 부대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 제1위원장이 무도 방어대를 시찰하고 이 부대에 ‘영웅 방어대’ 칭호를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곳(무도) 방어대에는 무모한 포사격을 강행한 남조선 괴뢰호전광들의 침략도발 책동을 무자비한 불소나기로 인민군 포병의 본때를 보여준 자랑이 깃들어 있다”며 “최고사령관 동지(김 제1위원장)께서는 한 명의 군인도 상하지 않고 적에게 혁명 강군의 총대 맛을 보여준 방어대 군인들의 위훈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적들이 감히 서툰 불질을 해대며 우리의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면서 “침략자들이 전쟁을 강요한다면 서해를 적들의 최후 무덤으로 만들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다. 김 제1위원장은 앞서 연평도가 지척에 보이는 서해 최전방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의 무도 방어대 방문은 내부결속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무도 방문 때 특별한 경호 병력 없이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소수 측근과 함께 초소형 비무장 목선을 타고 이동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 부대는 우리 군의 사격권 안에 있다. ‘ㅁ-동-82531’이란 번호가 적힌 이 목선에는 김 제1위원장을 포함해 11, 12명이 탑승했으며 경호원으로 보이는 호위사령부 장교 1명만 동승했을 뿐 경호 병력은 없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런 대담한 모습을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의 레이더망을 피하려고 목선을 타고 조용히 군부대를 찾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1면에 UFG 연습을 비난하며 “적들의 무모한 침략전쟁에 대처해 조선인민군 장병들은 전투진지를 차지하고 결전진입 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단체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민족화해협의회도 합동성명에서 “미제와 괴뢰역적패당이 무모한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면 우리 혁명무력은 즉시 섬멸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