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안녕하십니까] 만병의 근원 불면증 치료법…규칙적 취침·기상이 상책

입력 2012-08-19 21:43


불면증에 의한 건강 피해는 생각보다 크다. 불면의 밤이 장기화될 경우 신체적으로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업무 수행능력, 주의 집중력, 반응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또 기억장애, 각종 사고 및 신체 손상 우려도 높아진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24시간 동안 잠을 안 자거나 하루 4∼5시간밖에 못 자는 날이 1주일만 이어져도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비슷한 수준의 심신장애를 겪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불면에 의한 수면부족은 장기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leptin) 농도를 떨어뜨리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ghrelin) 분비를 유도해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고혈압과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팀은 “연구 결과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사람은 6∼7시간인 사람보다 고혈압 발병률이 1.5배 높으며 이로 인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또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연구팀이 2010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각각 5배, 7배 높은 것으로 돼 있다.

불면증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비기질성)과 이차성(기질성)으로 나뉜다. 일차성 불면증은 스트레스 등 정신적·심리적 이유로 생긴 경우, 이차성 불면증은 수면 중 무호흡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 기면병, 우울증, 불안장애, 치매 등의 정신·신체 질환에 수반되는 불면증과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불면증을 말한다.

일차성은 수면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행동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이차성은 원인 질환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각각 치료한다. 어느 경우든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음주 후 수면제 복용은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영섭 교수는 “불면증은 잘못된 수면습관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신의 잘못된 수면 습관을 교정하고 수면제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억지로 잠을 자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잠자리에 든 이후 20분 이상 지나도 잠들지 못하면 거실로 나와 어두운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다 졸리면 다시 침실에 들어가라는 얘기다. 잠들지 못하는데 계속 침대에서 자려고 노력하면 더 잠들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기 쉽다.

밤에 늦게 자는 버릇으로 잠자는 시간대가 뒤로 밀린 경우(수면위상지연증후군)엔 아침에 밝은 빛을 쏘이는 광(光)치료를 통해 취침 및 기상 시간대를 앞당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