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진아 친동생 무명가수 조방원 스토리… ‘인간극장’

인간극장(KBS1·20일 오전 7시50분)

경북 영덕의 한 해상공원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가수의 얼굴은 낯선데, 행인들에게 둘러싸여 멋들어진 노래를 뽑아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듣자하니 이 무명가수 공연을 보려고 요즘 하루에도 관광차 수십 대가 영덕을 찾는다고 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덕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조방원(56)씨. 조씨는 과거 음반을 낸 적 있는 ‘정식 가수’. 하지만 이런 그가 영덕의 유명인사가 된 데는 그의 형이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59)라는 점이 큰 몫을 했다. 형의 명성엔 한참 못 미치지만, 그가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은 형 못지않다.

조씨에게 형 태진아는 어떤 존재일까. 조씨는 7남매의 넷째로 태어나 지독하게 가난한 환경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런 그에게 태진아는 집안을 일으켜 세운 영웅 같은 존재다. 조씨가 하루 100여 곡 이상 소화하는 무료 공연을 거의 매일 열면서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는 것은 형 때문이다. 그는 관객들에게 피곤하고 힘든 모습을 보일 경우 형에게도 행여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씨가 형만큼 사랑하는 존재는 아들 성완(19)군이다. 아들은 이렇게 말한다. “(태진아의 동생이 아닌) 가수 조방원의 무대를 만들어요.” 아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조씨는 어느 날 동네에 걸린 ‘전국노래자랑’ 현수막을 보고 결심한다.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태진아 동생’이 아닌 가수 조방원의 무대를 펼쳐 보이겠노라고. 총 5부작으로 24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방영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