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뜨거운 동포애로 지원을” SOS… 한국교회, 개성 방문·긴급 모금운동

입력 2012-08-19 20:00

올 여름 북한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교계 단체와 각종 비정부기구(NGO)가 발 벗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6∼7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발생한 수해로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다음 달 15일까지 모금 활동을 펼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북한의 한 고위관계자가 한국 교회의 한 인사에게 보낸 ‘큰물 피해 상황’(수해) 이메일에 의하면 “8600여동의 살림집(가옥)이 침몰됐으며 현재 400여명이 실종되고 144명이 다쳤다”며 “21만2200여명의 수해민이 발생하고 6만5280여 정보(㏊)가 침수됐다”고 전했다.

북한 측은 가장 큰 피해 지역으로 평안남도 안주시와 성천군, 신양군을 꼽았다. 또 “조국에 대한 뜨거운 애국심으로 긴급 협조를 조직해주길 기대한다”며 시멘트와 철강, 지붕, 창문 등 건설복구 자재의 시급한 지원을 요청했다.

NCCK는 169명의 북한 주민이 수해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고 미국의소리 방송은 “유엔은 자체 조사와 북한 당국이 공개한 피해 규모 등을 통해 올해 북한 수재민 지원에 모두 470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NCCK 관계자는 “만성 식량난에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이 이번 수해로 더 큰 고통을 겪게 돼 모금을 시작하게 됐다”며 “어려움에 처한 같은 민족을 돕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의무이자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며 모금 활동 배경을 설명했다.

NGO들도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북한과 필리핀 지역의 수해 이재민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모금 활동은 다음 달 14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된다. 희망봉사단 관계자는 “강도 만난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피해 규모를 떠나 인도적 차원에서 돕자는 것”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의 동참을 요청했다.

가장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월드비전이다. 월드비전 북한사업팀은 대북 인도적 지원 협의를 위해 지난 17일 북한 개성을 방문했다. 월드비전은 이번 방북을 통해 올해 사순절 기간 모금한 밀가루 1000t 분량의 구호식량을 전달하는 사안을 비롯해 다양한 구호 방법을 논의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우리 측의 지원 의사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며 “북한과 분배시기 및 분배지역, 이동경로 등과 관련해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와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도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와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모금사이트(해피빈)에서도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한 모금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구호단체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대북 지원의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이후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대북 인도적 지원 반출 승인은 15개 단체, 28건, 55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6건, 18억 상당의 물품은 북측과의 연락·협의가 진행되지 않아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