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푸틴 공연 러 여성 록그룹에 2년형
입력 2012-08-18 00:31
러시아 대선 유세가 진행될 당시 정교회 성당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선 후보 반대 공연을 벌여 기소된 여성 펑크록 그룹인 ‘푸시 라이엇(Pussy Riot)’ 멤버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법원은 17일 푸시 라이엇 멤버 3명에 대한 종교 증오 조장 및 난동 혐의를 인정, 유죄를 선고한 뒤 각각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사회와 종교에 대해 불신을 표현하고 일부 계층에 대한 증오와 적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푸시 라이엇 멤버 5명은 대선 국면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복면을 한 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는 노래와 춤이 섞인 깜짝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1분도 채 안돼 끌려나왔지만 공연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이 노래는 반(反) 푸틴 진영의 대표 가요가 됐다.
3월 멤버들 가운데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2) 등 3명이 체포된 이후 이들은 일약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러시아 야권과 문화계 인사들은 이들의 처벌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정치적 조치라며 비판했다. 특히 수감기간 열악한 환경에서 당한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폴 매카트니 등 유명 서방 아티스트들도 이들을 지지했다. 앰네스티는 이들을 양심수로 규정하는 등 러시아 당국의 가혹한 처사를 비난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