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안부’ ‘성노예’ 용어 둘 다 쓰기로
입력 2012-08-17 19:05
미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 동원된 여성들에 대해 ‘위안부(comfort women)’와 ‘성노예(sex slaves)’라는 용어를 모두 사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일) 양국 정부에 대해 두 용어를 번갈아가며(interchangeably) 사용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때로는 어떤 용어를 사용하고, 때로는 다른 용어를 사용한다”면서 “그것은 특별히 이상할 게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 문제를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고, 양자 대화에서도 이 문제를 항상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그 전까지 사용해왔던 ‘위안부’ 용어 대신 ‘강요된 성노예’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이런 언급은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양국 입장을 동시에 감안하면서 등거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눌런드 대변인은 또 일본의 독도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제안에 대해서도 “우리의 두 동맹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이 밖에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