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色 변하니 朴 패션도 변해
입력 2012-08-17 19:07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화려한 패셔니스타는 아니지만 자기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갖고 있다.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한 줄로 단추가 달린 클래식한 재킷)에 바지 차림을 즐기고, 특히 붉은색 계열의 옷을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박 전 위원장을 정확한 ‘TPO’(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적절한 차림을 하는 것)를 갖고 있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베스트 드레서로 꼽는다.
이 때문에 옷이 많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가르침에 따라 박 전 위원장은 한번 옷을 사면 오랫동안 입고, 망가지면 고쳐 입는 검소한 스타일이라는 게 주변의 얘기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번 경선 기간에 같은 옷을 여러 번 입고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광주 합동연설회와 6일 서울 합동연설회, 16일 인천 합동연설회에서는 청색 재킷을 입었다. 지난 1일 제주 합동연설회와 10일 강원 합동연설회에선 베이지색 사파리를 착용했다.
특히 올 초 새누리당이 당의 상징 색상을 붉은색으로 바꾸면서 박 전 위원장의 드레스 코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합동연설회나 토론회 등의 무대 배경이 과거 한나라당의 푸른색 대신 붉은색으로 바뀌었고, 자연스레 배경색과 같은 옷을 피하게 된 것이다. 조윤선 캠프 공동대변인이 “배경이 붉은색이니 흰색 의상을 입으시는 게 좋겠다”고 하자 박 전 위원장이 “흰 옷이 있긴 한데 너무 낡아서 방송에 입고 나가긴 어렵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한다.
최경환 캠프 총괄본부장은 17일 “박 전 위원장이 경선 기간 중 외부 행사에 입고 나온 옷이 3벌이었다”며 “선거 막판에 짙은 감색과 흰색 옷을 추가해 5벌이 됐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청년 토크에 감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고, 14일 열린 TV 토론회에선 흰색 의상을 입었다. 최 본부장은 “박 전 위원장이 신고 다니는 구두가 10년 넘은 국내 제품인데, 최근 장식물이 떨어져 고치러 갔더니 부품이 없어서 애를 먹었다고 하더라”며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