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경찰, 파업 광산 노동자에 발포… 34명 사망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이 16일 오후(현지시간) 파업 중인 광산 암반굴착 노동자들에게 발포해 3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남아공 노스웨스트주 러스틴버그 외곽에 있는 광산업체 론민의 마리카나 백금 광산에서 경찰이 칼과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한 3000명의 파업 광산 노동자들에 대해 강제 해산을 시도하다 총격을 가했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는 34명, 부상자는 7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참사는 마리카나 광산의 한 언덕에서 시위를 벌이던 3000명이 해산을 종용하던 경찰을 향해 돌진하자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일어났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작전을 벌이는 도중 광산 노동자들이 돌진하자 자동소총과 권총으로 즉각 발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마리카나 광산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도중에 노동자 내부 분파끼리 싸움이 붙어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 2명을 포함한 10명이 숨졌다. 현지 언론은 이들이 월급을 미화 1000달러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다양한 무기를 쓰는 광부들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고 방어 차원에서 무력을 사용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참사는 남아공이 1994년 인종차별 정책을 폐지한 이래 최대 유혈 사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