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신고 3만 5000건… 2011년 125배

입력 2012-08-17 23:09

교육과학기술부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가 3만4968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급증했다고 17일 밝혔다.

7개월간 접수한 숫자지만 지난해 전체 접수 건수인 280건보다 125배나 많다. 그동안 교과부와 여성가족부, 경찰 관할 전화번호 등으로 분산돼 있던 학교폭력 신고상담 전화가 지난 1월 117로 통일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서울지방경찰청 117센터 관계자는 “117센터 개설 이후 학생들이 학교폭력 신고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신고 건수가 늘어 최근에는 단순 신고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관련 고민이나 질문들까지 접수되는 등 이용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별 신고 건수는 1월 616건, 2월 1124건, 3월 2386건, 4월 3592건, 5월 6400건으로 꾸준히 늘었고 방학이 시작된 7월에는 9927건으로 조사됐다.

신고자 비율을 보면 7월에는 학생 본인이 신고한 경우가 49.5%로 학부모(23.8%), 친구(4.0%)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는 1월의 경우 신고자의 55.4%가 학부모, 27.8%가 학생 본인, 1.3%가 친구였던 데 비해 크게 달라진 것으로 올 들어 매달 학생 본인 신고비율이 늘고 있다.

교과부는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고서도 보복 등이 두려워 신고하기를 꺼리던 추세에서 벗어나 점차 피해학생 본인이나 피해를 목격한 주변 학생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학교폭력 신고는 경찰 전화번호인 112로만 접수됐던 까닭에 학생들이 신고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는 얘기다.

교과부 관계자는 “피해학생 본인의 신고가 늘고 있는 것은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누군가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청소년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117센터가 그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는 117센터는 학교폭력 피해 신고는 물론 대기하고 있는 전문상담사를 통해 학교폭력 관련 상담이나 조언 또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절차상 번거로움 때문에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았던 학교폭력 사건들이 117을 통해 접수돼 하나둘씩 해결돼가고 있다”며 “사회 전반에 학교폭력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