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6.2% 늘었는데… 서민 지갑 꼭꼭 닫았다
입력 2012-08-17 18:48
가계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로 낮아졌다. 정부의 무상보육 확대로 영유아 보육비 지출이 낮아진 데다 불황에 식료품 지출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394만2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2% 늘었다. 반면 명목 소비지출은 238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1.1%에 불과했다.
소비지출 감소는 올해부터 시행된 무상보육 확대로 보육시설이 포함된 복지시설 지출액이 전년 동기비 41.4%나 줄어든 영향이 크다. 여기에 가구당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도 실질 기준으로 감소하는 등 가계 소비가 위축됐다.
소비지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1.8% 증가해 실질 기준으로 3.7%나 감소했다. 가전제품 등의 소비가 10.6% 줄면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실질 지출도 3.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처분가능소득(소비에 쓸 수 있는 돈) 대비 소비지출을 의미하는 평균 소비성향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74.1%를 기록했다. 반대로 가구당 흑자액은 83만8000원으로 17.5% 증가했다. 가계 흑자율도 25.9%로 사상 최대를 보였다.
소득이 늘면서 세금과 연금·보험료 등이 올라가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났다. 이 중 이자비용이 월평균 9만5000원으로 10.1%나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탓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