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목회자 가족들만 오세요!… 가족수련회 ‘겨자씨 가정축제’
입력 2012-08-17 17:54
“1박2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가정이 함께 모여 지내다보니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이 회복되고 문제가 치유되는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목회 현장에서 열심히 사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3·14일 이틀간 경기도 광주시 광림수도원과 용인시 캐리비안베이에서 열린 겨자씨 가정축제에 참가한 서울 삼양동 여명교회 조두성 목사의 말이다.
크리스천라이프센터가 개최한 이번 축제에는 전국에서 20가정이 참가했다. 13일 아침까지 폭우가 왔으나 참가 가족들이 도착할 무렵엔 화창하게 개었다. 참가자들은 기대에 찬 모습으로 속속 도착했다. 가족들은 도착하는 즉시 차례대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신산철 사무총장은 “가족수련회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환한 웃음을 담고 싶었다”며 “가족사진이 없다는 분들도 많고 결혼식 후 처음 가족사진을 찍는다는 분도 있다. 나중에 사진을 액자에 넣어 드리는데 굉장히 감동스러워한다”고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이유를 설명했다.
2002년부터 열리고 있는 겨자씨 가정축제는 매년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마감될 만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에서는 개척교회 및 농어촌교회 목회자 가족에게 쉼과 회복의 장을 선물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쉼 없이 달려온 목회자들에게는 재충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또 건강한 가정 안에서 목회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족 간의 쉼과 사랑,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축제다.
서울 응암동 ‘소원의 항구교회’ 신희연 사모는 2년 전에는 축제 참가가정이었지만 올해는 봉사가정으로 참가했다. 그는 “개척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 미자립교회이고 형편상 교외에서 가족이 함께 시간을 갖는 게 쉽지 않다”며 “그러나 겨자씨 가정축제를 비롯한 크리스천라이프센터의 여러 행사를 통해 저희 가정이 받은 은혜가 커서 이번에는 섬기려고 왔다”고 말했다.
참가 가족들은 숲으로 둘러싸인 수도원 내 수련관에 머무르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대화의 꽃을 피웠다. 뿐만 아니라 목회현장에서 필요한 강의와 부부대화, 자녀의 연령대에 맞춘 특강, 엄마 아빠 어렸을 적 놀이(비석치기, 제기차기, 우리 집에 왜 왔니, 줄넘기), CCM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특히 올해는 부부코칭을 접목시켜 부부와 대학생 자녀까지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대화기술’ 특강을 들었다. 강사 ㈜코칭블루 대표 이영우 목사는 “목회자들은 일방적인 훈시에 익숙하다”며 “그러나 비신자와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게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대화를 죽이는 충고 대신 대화를 살리는 경청에 더 힘을 쏟을 것을 권면했다. 충고를 하고 싶을 때는 먼저 허락을 구하고 결정권을 넘기는 대화가 효과적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경기도 고양시 늘푸른교회 이윤태 목사의 대학생 아들 예준씨는 “부부대화코칭을 듣고 정말 좋았다”며 “우리 가정에서 요즘 소통이 단절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답답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이 뻥 뚫렸다”고 매우 흡족해했다.
이진우(창성교회 담임) 축제 위원장은 “이 프로그램의 대상자는 작은 교회 혹은 농어촌 개척교회 목회자 가정으로 작지만 알찬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며 “많은 가정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전에 왔던 분들은 오시지 못하도록 일부러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목사와 사모를 위한 세미나는 많은데 목회자 가족을 위한 행사는 거의 없다”며 “그런 면에서 겨자씨 가정축제와 같은 모델들이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