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머리끄덩이녀' 조통진 비호받으며 도피"

입력 2012-08-17 01:44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당시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던 일명 ‘머리끄덩이녀’ 박모(24)씨가 통진당 관계자들의 조직적 비호 아래 76일간 도피 생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통진당 중앙위 이후 잠적했던 박씨는 같은 달 18일 대전의 한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고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하면서 처음으로 행적이 파악됐다. 그런데 당일 당원인 이천농민회장의 차량이 근처에 있었던 게 차량번호 판독(AVNI) 시스템에 포착됐다.

박씨는 5월 26일과 28일 경기 여주에서, 31일과 6월 2일 강원도 원주에서 공중전화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중 5월 31일 전화 때는 통진당 이천지역위원회 소속인 임모(34)씨가 자기 차량에 박씨를 태워 이동하는 장면이 공중전화 주변 CCTV에 잡혔다. 임씨는 박씨가 가족과 전화를 한 지 2분 뒤 이천농민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했다.

박씨가 자진 출석하기 하루 전인 7월 26일에는 통진당 경기도당 당직자가 서울지방경찰청에 박씨의 출석 예정 사실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박씨가 조직적 도움을 받아가며 이천과 여주, 원주 등에서 도피 행각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박씨와 임씨 등은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16일 박씨를 구속 기소하고, 도피를 도운 임씨와 중앙위 당시 폭력을 휘두른 당원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재연 의원 보좌관 김모(42)씨도 여기에 포함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