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무궁화 열차, 기관차-객차 황당한 분리사고

입력 2012-08-16 21:28

달리던 열차에서 객차가 분리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각계리 경부선철도 상행선에서 서울로 가던 무궁화 1210호 열차가 달리던 중 16일 낮 12시15분 1호 객차와 2호 객차 사이의 연결장치가 갑자기 분리되는 사고가 났다. 사고 열차는 선두의 기관차가 객차 7량과 발전차 1량을 끌며 운행하던 상황이었다.

1호 객차에 타고 있던 허모(28)씨는 “승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열차가 움직이지 않았다”며 “출입문 개폐장치를 손으로 돌려 밖으로 나와 보니 뒤따르던 2호 객차가 70∼80m가량 뒤떨어진 채 멈춰 서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 250여명이 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무궁화호 열차는 사고 직후 자동제어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분리된 객차들이 모두 멈추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열차는 오전 9시10분 부산역에서 출발해 사고 발생 8분 전 영동역에 정차한 뒤 승객을 태우고 다시 대전역을 향해 10㎞가량 운행하던 중이었다.

코레일 측은 “1호 객차와 2호 객차 사이의 연결 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열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80㎞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사고 현장에 임시열차를 투입해 오후 1시쯤 승객들을 옮겨 태웠다. 그러나 사고가 난 열차의 수습이 늦어지면서 이 구간을 지나는 열차들이 한때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은 사고 열차를 동대구 철도차량정비사업소로 옮겨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