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법체류 젊은이들 “음지서 양지로”

입력 2012-08-16 19:39


미국 내 젊은 불법 체류자들이 15일(현지시간) 일제히 웃음을 머금고 거리로 나왔다.

그동안 추방당할까봐 가능한 숨어다녔지만, 이날부터 시작된 추방 유예 신청서 접수를 위해 나온 것이다.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리스 등 대도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의 불법 체류자, 특히 청소년들이 신청서 접수나 상담을 위해 접수창구로 몰려들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시카고에서는 불법 체류자들이 전날 밤부터 접수창구에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첫날 정오쯤에는 수천명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15일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거대한 표밭인 히스패닉계를 겨냥한 정책이다. 현재 미국에는 1100만명 정도가 불법 체류자인 것으로 추산된다. 수혜 대상은 현재 나이가 30세 이하로 16세 이전에 미국에 입국한 뒤 5년 이상 체류하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미국 군대에서 복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추방 유예 대상자로 판정받으면 취업 허가서를 받아 정상 취업할 수 있다. 그러나 영주권은 신청할 수 없다.

언론들은 수혜자가 약 17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인 불법 체류자는 23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3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합법적인 체류허가를 받아도 2년 후에 허가를 갱신해야 한다. 하지만 공화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이 정책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그래서 오는 대선에서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이 조치가 계속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