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 3000만명 돌파·하루 이용금액 9000억… ‘손안의 은행’ 시대 활짝 열렸다
입력 2012-08-16 19:31
회사원 최호철(29)씨는 내년 말 결혼을 앞두고 1년 만기 적금상품을 찾다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안정성을 고려하면 적금이 낫지만 금리가 낮다는 점이 걸렸다.
며칠동안 인터넷 검색을 하던 최씨는 ‘스마트폰 정기적금’에 눈길이 갔다. 은행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금리가 1% 포인트 가까이 높은 연 4%에 이르러서다. 최씨는 “금리가 일반 적금보다 높은데다 늘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잔고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가입했다”며 “굳이 은행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가입·해지가 가능해 여러모로 편리하다”고 했다.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자가 사상 처음으로 30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9000억원에 이른다. ‘손 안의 은행’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분기 말 모바일 뱅킹 서비스 등록 고객 수가 3002만명으로 전 분기 말(2711만명)보다 10.7% 늘어났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등록한 고객 수는 1679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313만명(22.9%)이나 증가했다. 등록 고객 수는 한 사람이 여러 은행에서 모바일 뱅킹에 등록할 경우 중복 합산된다.
이용자가 늘면서 모바일 뱅킹 이용건수와 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2분기에 하루 평균 모바일 뱅킹 이용건수는 1210만건으로 전 분기(1101만건) 대비 9.9% 상승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9089억원으로 전 분기(8278억원)에 비해 10.4% 늘었다.
모바일 뱅킹이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스마트폰이 자리 잡고 있다. 모바일 뱅킹 이용건수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7.7%에 달한다. 이용금액 역시 스마트폰 비중이 86.9%로 대부분의 모바일 뱅킹이 스마트폰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은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조회·이체뿐 아니라 금융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이 눈에 띌 정도로 성장하는 동안 PC를 이용한 인터넷 뱅킹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이용건수와 금액은 각각 4425만건, 33조122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2%, 0.2%씩 줄었다. 모바일 뱅킹을 제외하면 감소 폭이 이용건수는 6.1%, 이용금액은 0.5%에 이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전용상품의 경우 일반 상품보다 금리 혜택 등이 커 이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