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전거길에 ‘119 구급대’ 떴다

입력 2012-08-16 21:29

구급차가 접근하기 곤란한 자전거길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출동해 응급처치를 하는 119자전거 구급대가 운영된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은 16일 전국 국토종주 자전거길에 ‘119 자전거 구급대’를 배치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역 광장에서 열린 119 자전거 구급대 발대식에서 “전국에 자전거길이 조성되고 이용자가 늘면서 자전거 안전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자전거 구급대가 자전거 이용자들의 든든한 안전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구급차 접근이 어려운 자전거길에서 사고가 나면 구급대원이 응급장비 등을 들고 걸어서 부상자가 있는 지점까지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응급처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자전거 구급대 출범 이유를 설명했다.

자전거 구급대는 한강자전거길(인천 아라뱃길∼남한강) 26곳, 낙동강자전거길 24곳, 금강자전거길 7곳, 영산강자전거길 11곳, 새재길 2곳 등 전국 자전거길 주요 지점 70곳에 배치됐거나 이달 중 배치될 예정이다.

구급대는 경추보호대, 체온계, 혈압계 등 구급장비와 무전기를 갖춘 자전거 1대와 응급구조사 자격이 있는 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 2∼3명씩으로 운영된다.

평일에는 각 소방서의 119안전센터 구급대나 자전거 대여소 등에서 대기하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구급차로 자전거길까지 이동한 후 자전거로 사고현장까지 출동한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몰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자전거길을 일정한 간격으로 순찰하며 사고예방 및 응급구호 활동을 펼친다.

구급대는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하거나 환자를 효과적으로 후송할 수 있도록 구급차 접근이 쉽거나 119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지점을 파악해 관리하게 된다.

소방방재청은 자전거 구급대를 3개월가량 운영해 본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자전거 이용자들이 가벼운 부상은 자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간이구급함 설치도 검토 중이다.

전국에서 발생한 자전거 관련 사고는 지난해 1만3963건으로 전년 1만2647건보다 10.4% 증가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