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은 ‘불량 대출자’ 1년간 80만명 쏟아졌다

입력 2012-08-16 19:11


최근 1년간 약 80만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불량 대출자’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8%가 저신용자로 이들의 가계대출 불량률은 최대 40%에 달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신용 최하위등급은 절반이 빚을 못 갚았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자 1667만6488명 가운데 최근 1년간 빚을 못 갚거나 원리금 상환을 석 달 넘게 밀린 사람이 79만7443명이라고 16일 밝혔다. 특히 불량 대출자 가운데 77.64%를 차지하는 61만9147명이 신용 7∼10등급에 몰렸다.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불량률은 4.78%로 지난해 말(4.67%)보다 0.11% 포인트 상승했다. 대출자 100명 중 5명은 빚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별 불량률은 7등급 9.81%, 8등급 17.14%, 9등급 21.85%, 10등급 39.13% 등이었다. 반면 신용 상위등급 불량률은 1등급 0.09%, 2등급 0.19%, 3등급 0.39%, 4등급 0.90% 등 1%를 밑돌았다.

저소득·저신용층에 불량 대출자가 많은 것은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으로 신용 하위등급의 주택담보대출 불량률은 8등급 20.30%, 9등급 29.69%, 10등급 45.90% 등에 이른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불량률 2.49%보다 최대 18배 이상 높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할 때 신용 하위등급의 불량률은 최대 0.62% 포인트 올랐다. 반면 신용 상위등급의 불량률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또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다중 채무가 대출 불량률을 높이고 있다. 금융회사 1곳에 빚을 지면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률이 18%에 불과하다. 하지만 빚을 진 금융회사가 3곳으로 늘면 부담률은 23%, 5곳일 때에는 25%, 7곳 이상일 때는 28% 등으로 증가한다. 다중 채무자는 결국 ‘부담률 상승→채무 증가→부담률 재상승’이라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불량 대출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다중 채무는 특히 저득자인 저신용층에는 치명적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소득 1분위(하위 20%)는 올해 1분기 월 소득이 지출보다 35만3000원 적었다. 소득 5분위(상위 20%)는 쓸 만큼 쓰고도 월 244만8000원이 남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 변동이 대출 부실에 영향을 주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며 “경기가 계속 안 좋은 만큼 부실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