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취업자 47만명… 하반기 고용악화 우려

입력 2012-08-16 21:42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은퇴 본격화로 자영업자 수가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면서 지난달 취업자 증가수가 40만명을 훨씬 넘어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짝 상승세’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조차 경기 둔화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고용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가 251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만명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월 이후 매월 4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 6월에 36만5000명으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증가폭이 10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자영업자는 19만6000명 늘어 2002년 4월(22만명)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김범석 인력정책과장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한 이후 창업이 활발해져 지난해 8월부터 자영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가 길었던 지난해보다 올해는 날씨가 좋아 농림어업 취업자가 1만3000명 증가한 것도 취업자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림어업 취업자 가운데 59.3%는 자영업자, 나머지는 피고용인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보건·복지·교육 등 서비스업 취업자가 39만4000명 늘었다.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취업자 수도 3만4000명 늘어나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고용 내용이나 향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취업자 증가폭이 껑충 뛰면서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 포인트 올라 60.3%를 기록했지만 고령층 고용률이 늘고 청년층은 줄어들었다. 5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0.7% 포인트(27만5000명)와 1.1% 포인트(25만1000명) 늘어난 반면 20대와 40대는 각각 0.1% 포인트(2만5000명)와 0.4% 포인트(1만9000명) 하락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하반기 좋았던 고용흐름에 대한 기저효과로 4분기 이후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하반기 취업자 수가 31만2000명 증가하고 연간 취업자 수도 38만1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기재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간 취업자 수 40만명에 못 미치는 수치다.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저효과에다 상반기 2%에 그친 저성장 때문에 고용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며 “경기가 더 나빠지면 지금까지 버티고 있던 50대 이상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자영업자 증가세도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