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러 VS 日] 러-日 쿠릴열도 분쟁… 러, SOC 정비 등 실효지배 강화
입력 2012-08-16 19:04
러시아가 태평양함대의 전함 2척을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파견하기로 함에 따라 이 일대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당국이 쿠릴열도에 대형 상륙함 1척 등 전함 2척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함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쿠릴열도를 돌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옛 소련군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쿠릴열도는 태평양 북서부 캄차카반도와 일본 홋카이도 사이의 1300㎞에 걸쳐 있는 열도다. 56개의 섬과 바위섬들로 이뤄진다. 쿠릴열도는 1855년 러시아와 일본 간 영토분쟁 조정 결과 일본 영토로 귀속됐다. 이후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러시아에 점령됐다. 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서 러시아로 완전 귀속됐으나 일본은 자국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러시아가 평화조약 체결을 전제로 쿠릴 남부 2개 섬의 일본 반환을 언급했던 1956년의 일·소련 공동선언을 토대로 쿠릴열도 반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일본의 쿠릴열도 반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 일대의 사회간접자본(SOC) 정비와 개발 등의 실효 지배를 강화하자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국가 프로젝트인 ‘쿠릴제도 사회경제 발전계획(2007∼2015년)’에 따라 도로, 공항, 항만 등의 정비에 전력을 쏟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대통령이었던 2010년, 러시아 행정부 수반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의 강력한 반발 속에 쿠릴 열도를 방문했다. 당시 외신들은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이 강한 인상을 심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달 초에도 총리 자격으로 다시 방문해 개발을 독려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러시아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협상을 위해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면담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