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지분, MBK파트너스에 매각

입력 2012-08-16 21:37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이 됐다. 웅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얻게 됐지만 그룹 내 ‘캐시카우’를 잃게 됐다.

웅진그룹은 15일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MBK파트너스에 전량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매각대금은 1조2000억원이며 경영권은 MBK파트너스가 갖게 된다. 매각은 빠르면 9월 말쯤 완료될 예정이다.

당초 웅진그룹은 지난 7월 KTB사모펀드와 함께 신설법인을 설립한 후 신규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신설회사 설립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고 웅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 상호 합의해 투자유치 계획을 해지했다.

웅진그룹으로서는 MBK파트너스와의 계약을 통해 자금을 빠르게, 더 많이 확보하게 됐다. 웅진은 KTB사모펀드와 40대 60 비율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지분을 인수키로 했었다. 매각 금액도 전체 매각액 중 60%인 7200억원이었다. 시기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1조2000억원을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웅진그룹은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실 등으로 극동건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 미래전략사업으로 추진해 온 태양광 사업도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웅진홀딩스 신광수 대표이사는 “MBK파트너스와의 본계약 체결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였으며, 보다 빠르게 사업구조의 안정화와 새로운 성장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웅진홀딩스는 이날 극동건설에 운용자금 180억원을 고정금리 8.2%로 6개월간 대여키로 했다. 웅진코웨이를 팔자마자 극동건설에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극동건설이 웅진홀딩스에 빌린 대여금은 총 1673억원으로 늘었다.

웅진코웨이로서는 새 주인을 맞게 된 것이 일단 호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모기업에서 빠져나와 독자생존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평가사 에코프론티어와 투자자문 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한 2012년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인 AAA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조7099억원의 매출과 24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도 안정적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케미칼을 웅진코웨이로부터 인수해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