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 ‘워싱턴DC 성 마크 콥틱교회’ 비쇼이 안드로스 주임신부
입력 2012-08-16 19:30
“이집트 콥틱기독교인 박해 심각
한국인들 관심에 감사… 기도해 주세요”
“곤경에 처한 이집트 콥트들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에도 콥틱교회 방화와 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DC 성 마크 콥틱교회’ 비쇼이 안드로스(사진) 주임신부는 15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해를 피해 이집트를 탈출하는 콥틱교인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렇게 호소했다.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는 이 교회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콥틱정교회 교황청 직할로, 출석교인 1500여명의 미국 최대 콥틱교회다. 콥틱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교파의 하나로, 이집트 인구의 10%가 콥틱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바라크 정권 붕괴 이후 종교적 다수파인 무슬림에 의한 콥틱교회 방화와 약탈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우려하는 한국인이 적지 않다.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더 많은 콥트들이 이집트를 탈출, 미국으로 오고 있다. 그들이 새로 정착하는 데 물질적, 정신적 모든 도움을 제공하는 게 우리들의 의무다. 기독인을 포함한 한국인의 관심에 깊이 감사하며 함께 기도해 주길 희망한다.”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 등 서방국가가 콥트에 대한 박해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새 이집트 정부에 압력을 가하지 않는가.
“그러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무르시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무슬림들에 의해 여러 교회가 파괴되고 있고 콥트들은 수세기 동안 살아온 고향을 떠나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 무슬림들은 콥트교인들의 집과 가게를 공짜로 뺏으려 한다. 무르시 대통령은 우리가 바라는 만큼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이 교회 대외·언론담당인 이합 마르시는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르시 대통령 당선 이후 이집트에 있는 친구와 친척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신자들이 예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울부짖는 등 매우 격앙돼 있다고 전했다.)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역경과 고난 속에서 기독교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기독교인은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모범을 보이도록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고결함은 주위 환경에 상관없이 평온하고 일관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의 사명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다. 가끔 역경은 우리를 강하게 단련하고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기 위해 주어지기도 한다.”
-이집트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들었다. 어떻게 신부가 되었나.
“성직자가 되려 해서는 안 된다. 한평생 하나님의 소명을 따르고 복종하는 게 성직자다. 나는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쓰려 하심을 느꼈고 그 뜻에 따랐을 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님께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런 분들이 모여 완전한 하나님의 몸을 이룬다.”
-한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
“한국의 기독교가 거의 전무(全無) 상태에서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인도됐고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알고 있다.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룩한 조용기 목사의 책을 여러 권 읽었고 특히 교회를 성장시킨 소그룹 목회에 크게 감명 받았다. 우리 집 근처에 한인 교회가 있는데 새벽 5시면 신도들이 모여 기도하고 예배한다. 한인 교회의 역동성이 인상적이다.”
-한국에 갈 의사가 있나.
“꼭 가보고 싶다. 특히 24시간 기도한다는 산상기도원(최자실기도원)을 방문하고 싶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