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장로교단 아래 각 교단의 독립성은 존중… 한장총 추진 ‘한 교단 다 체제’

입력 2012-08-16 21:07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윤희구 목사)가 200여개로 나뉜 장로교단을 하나로 묶기 위해 ‘한 교단 다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각 교단의 헌법과 체계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연방제 형태로 느슨하게 묶이는 이 체제가 한국교회에서 연합사업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교단 다 체제’ 추진 이유는=한장총은 2010년 7월 ‘장로교회의 날’에서 이 체제를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1차 목표는 장로교 헌법이라는 동일한 ‘지붕’을 만드는 것이었다. 한장총은 연구위원회를 조직하고 교단 헌법의 뼈대라 할 수 있는 예배 신앙고백 정치 권징 조항을 다듬는 2차례의 헌법공청회를 최근 개최했다.

한장총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27개 교단, 3만7500개 교회, 6만5000여명의 목회자, 900만명의 성도가 소속된 장로교회가 하나 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전 한장총 대표회장 이종윤(서울교회 원로) 목사는 “성경대로 엄밀히 말하면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의 교회일 수밖에 없다”면서 “불행하게도 인간의 죄 때문에 갈기갈기 찢겼다. 개혁교회 신앙을 주장하는 장로교회가 200여개로 나뉘었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원죄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이것조차 해결하지 않고 남북통일을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국교회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장로교부터 우선 하나 돼 대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선교사 파송과 신학교 난립 등의 현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별 충실한 논의 전제돼야=한장총이 밝힌 교단명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총회’다. 한국교회 분열 이전 명칭인 조선예수교장로회에서 따온 것이다.

예장 합동과 통합, 고신, 기장 등 기존 교단은 그대로 유지하고 의장이 연합총회를 대표하는 상징적 역할을 한다. 장기적으로 각 교단은 대회로 전환된다. 회원 기준은 10개 이상 노회와 500개 이상의 교회가 소속된 교단이다.

그렇다고 한장총의 계획이 강제적으로 단기간에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다음달 1일 개최되는 ‘장로교회의 날’에서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고 다음달 열리는 각 교단 총회에서 헌법초안을 논의하게 된다. ‘키’는 결국 각 교단이 쥐고 있는 셈이다.

박종언 한장총 사회인권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너무 앞서 나가면 반발이 있게 마련”이라면서 “‘선(先) 선언 후(後) 조직’이라는 원칙 아래 교단별로 충실한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일 사무총장은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한장총 회원교단 중 군소교단끼리 연합하는 긍정적 사례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 체제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신호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