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진리란 무엇인가 ①
입력 2012-08-16 18:14
참 종교는 진리를 소유해야만 한다. 과연 진리(truth)란 무엇인가. 종교다원주의자 오강남 교수는 “진리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노자의 도덕경을 인용하면서 “도라고 말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닙니다(道可道 非常道)라는 말씀처럼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진리는 참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진리란 말과 관계되는 무엇으로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존재 자체, 실재(reality) 자체가 곧 진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로 드는 것이 “서울과 부산 간 거리가 ‘멀다’ 혹은 ‘가깝다’ 하는 진술은 절대적인 진리가 될 수 없다”며 “진리는 서울과 부산 간 거리 그 자체, 그 실재 자체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진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제시하지 못하며 모순된다. 오 교수는 진리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그러한 자신의 주장(진리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진리라고 분명하게 글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오 교수의 주장 자체를 말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엔 모순이 있다. 오히려 그의 주장은 ‘진리란 말로 표현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다시 본래 질문으로 돌아와서, 진리(truth)란 무엇인가. 진리란 모호한 것이 아니라 분명한 것이다. 진리란 ‘어떤 명제가 실재(reality)와 일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리란 어떤 진술이나 주장이 실제 세계와 일치할 때 진리라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2 더하기 2는 4’라는 것은 진리다. 이 수학적 진리는 지구에서 뿐만 아니라 달에서도 진리다.
또한 ‘서울에서 대전 사이의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 사이의 거리보다 훨씬 가깝다’는 명제는 진리다. 왜냐하면 이 주장은 실제 세계에 잘 부합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어떤 진술이나 주장이 실제 세계와 일치할 때 진리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무리 멋진 주장일지라도 그것이 실제에 일치되지 않는 경우엔 진리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진리의 문제는 어느 것이 정답이냐의 문제다. 따라서 진리는 그 자체로 배타성을 가지고 있다.
세상의 여러 종교들은 인생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 각각 다른 해결점을 제시한다. 동일한 문제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제시할 땐 모두 다 정답일 수 없다. 모두 다 틀렸거나 그 중에 하나만 진리다. 이 점을 고려해 볼 때 어느 종교가 진리를 가졌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어느 종교의 주장이 역사성이 있고, 논리적 일관성 그리고 실제 세계와 일치성이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이러한 판단 기준으로 세계 종교를 연구해 보면 기독교만이 유일하게 역사성과 논리적 일관성, 그리고 실제 세계와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 “내가 곧 진리”(요14:6)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 큰나무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