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2골…아프리카 챔피언 울렸다

입력 2012-08-16 00:19

대한민국(FIFA랭킹 29위)과 잠비아(44위)의 A매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4일.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최강희(53)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잠비아전은 K리거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15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K리거’ 이근호(27·울산)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왼쪽 날개로 나선 이근호의 선제골과 결승골을 앞세워 2대 1로 이겼다.

릐‘신형 엔진’ 이근호=전반 16분 한국은 상대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김형범(대전)이 프리킥을 날렸고, 문전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근호가 침착하게 골대 왼쪽을 향해 헤딩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한국 수비라인은 은조부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관중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는 슈팅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잠비아 쪽으로 넘어가려는 경기 분위기를 빼앗아 온 선수는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후반 2분 잠비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김정우(전북)의 힐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려 결승골을 터뜨렸다. 제 몫 이상을 해낸 이근호은 후반 23분 심우연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근호는 ‘최강희호’에서 5골을 넣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K리그에선 이번 시즌 25경기에 나서 8골을 기록 중이다. 김형범과 이정우(이상 전북)는 나란히 1도움을 기록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릐불안한 포백 수비라인=잠비아는 2012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정상을 차지한 신흥 강호답게 호락호락 무릎을 꿇지 않았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잠비아는 호시탐탐 역습 기회를 노렸다. 전반 28분 역습 기회가 왔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은카우스가 한국 문전으로 기습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동시에 ‘잠비아의 킬러’ 마유카가 검은 표범처럼 문전으로 쇄도했다. 한국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마유카를 놓쳤다. 마유카는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박원재-곽태휘-정인환-신광훈으로 이어진 포백 수비라인이 허점을 노출한 순간이었다.

아찔한 순간은 후반 30분에 또 나왔다. 김영광이 마유카의 슈팅을 막아낸 후 이어진 잠비아의 역습상황에서 은조부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온 것. 공격에서 이근호와 이동국(전북) 등이 맹활약한 데 반해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없었던 포백 수비라인은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2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강희호’는 9월 우즈베키스탄전(원정)을 앞두고 있다. 최 감독은 3차전을 대비해 잠비아전에서 교체 멤버 6명을 모두 활용해 기량을 점검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