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일대 또 물바다… 집중호우에 매년 속수무책
입력 2012-08-16 00:16
광복절인 15일 서울과 경기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중부지방에 시간당 최고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해 여름 우면산 산사태를 불러왔던 집중호우 당시 물난리가 났던 서울 강남역 일대 일부 도로가 다시 물에 잠기는 등 도로와 주택 침수가 잇따랐고 경원선 선로가 물에 잠겨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릐강남역 일대 도로 또 물난리=서울에는 시간당 50㎜ 안팎의 폭우가 쏟아져 일부 상습침수 구역과 도로가 물바다로 변했다. 특히 강남역과 선릉역, 사당역 일대 도로는 이날 오후 한때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낮 12시40분부터 1시30분 사이 시간당 최고 69㎜의 비가 쏟아지면서 오후 2시쯤 강남역 사거리 주변 도로는 차량 바퀴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인터넷에는 강남역 일대를 달리는 승용차가 배처럼 물을 헤치고 다니는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강남역 일대는 상습침수 지역으로 2001년, 2006년, 2010년, 2011년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 일대 빗물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지형적 원인과 함께 1970년대 강남 개발 당시 인프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역 일대는 가까운 논현동, 역삼동보다 고도가 17m 이상 낮다. 그 결과 집중호우가 올 때면 고지대 빗물이 강남역으로 밀려와 침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강남역 일대 빗물이 빠져나가는 반포천의 단면적이 좁아 통수 능력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라면서 “강남역부터 한강으로 지하 물길을 내는 ‘대심도 터널’ 건설이 이 일대 상습 침수를 해결할 근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낮 12시30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수원 방향 선로가 폭우로 침수됐다. 코레일은 현장에 인력을 투입, 오후 1시25분쯤 배수작업을 끝냈으나 후속 열차들이 잇따라 지연 운행됐다. 또 동부간선도로 중랑천변과 증산교, 강변북로 일산 방향, 성수대교 일대 등 시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릐경기북부, 인천, 충남 등 피해 커=시간당 50㎜ 폭우가 쏟아진 인천 강화군은 강화읍과 삼산면·선원면의 도로가 침수됐다. 인천시도 주택가 곳곳이 물에 잠겼다. 경원선도 선로가 일부 침수되면서 전 구간이 1시간30분 동안 중단됐다. 이날 오전 11시50분쯤 경원선 소요산∼초성리, 신망리∼대광리 등 선로 3곳이 침수되며 전 구간(동두천역∼신탄리역)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대전·충남지역에서도 낮 한때 시간당 4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홍성, 태안, 공주에서 주택·상가 등 50여채가 침수됐다. 오후 6시35분쯤에는 공주 정읍면 장원리 최모(81·여)씨의 단독주택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집 안에 있던 최씨가 토사에 깔려 숨졌다. 강원 홍천군 남면 신대리 인근 한 기도원에서는 오후 4시쯤 신도 200여명이 인근 하천이 불어나면서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릐16일 오전까지 비 계속=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10시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강화 251㎜를 비롯해 문산 234㎜, 철원 194㎜ 등 중북부 지방에 200㎜ 안팎의 비가 내렸다. 서울 152㎜, 인천 136.8㎜, 양평 124㎜, 동두천 111㎜, 수원 103㎜ 등 수도권 대부분 지방에도 100㎜가 넘는 강수량을 보였다. 경기 연천군 백학면의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는 366㎜의 강수량이 기록되는 등 경기 북부 지역에 특히 많은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서서히 남하해 충청 이남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부 지방에는 16일 오전까지 비가 내리겠고 전라도 북부 지방과 경상도 북부 지방은 오후까지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민태원 김유나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