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런던올림픽 호성적에 웬 울상!

입력 2012-08-15 18:51

국가대표팀이 런던올림픽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자 손해보험사들이 내심 울상을 짓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대표팀이 금메달 13개와 종합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수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롯데손해보험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롯데그룹 계열사와 5건의 상금보상보험을 맺었다. 상금보상보험은 올림픽 등에서 특정 종목·선수가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경품을 주는 행사를 여는 기업들이 손실을 보장받기 위해 드는 보험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경품을 줘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고스란히 계약한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롯데슈퍼는 대표팀이 금메달 13개 이상을 따면 행사 참여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기아자동차 레이 10대를 주는 행사를 열면서 롯데손보와 보험계약을 했다. 롯데면세점은 금메달 13개 이상 따면 메달 수만큼의 고객에게 37.5g(10돈)짜리 금메달을 주기로 했었다. 코리아세븐, 애플라인드, 롯데홈쇼핑도 올림픽 관련 행사를 하며 롯데손보에 보험을 들었다. 결국 롯데손보는 5건의 계약에서 해당 기업의 이벤트를 보상해줄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화재도 삼성그룹 계열사와 4건의 상금보상보험 계약을 맺어 억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LIG손해보험은 LG전자와 맺은 상금보상보험 때문에 손연재 선수의 활약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LG전자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2012년형 휘센 신제품 에어컨 구매고객에게는 손 선수가 리듬체조에서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면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는 행사를 했었다. 이 기간에 해당 에어컨을 산 고객은 3000여명으로 LIG손보는 약 15억원을 LG전자에 보상할 뻔했다.

하지만 이들 손보사가 손실을 전부 떠안는 것은 아니다. 위험분산 차원에서 재보험을 들기 때문에 실제로 입는 손실은 훨씬 적을 전망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