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명예… 세속적 성공 싫다” 비단길 버린 호주 회계사 부부

입력 2012-08-15 18:21


호주 시드니 출신의 27세 동갑내기 회계사 부부가 세상적 성공의 유혹을 벗어던지고 이국 땅 캄보디아를 섬기고 있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대학생선교회(CCC)의 깜퐁참 사역현장에서 만난 애슐리와 이본 윌슨(Ashley & Yvonne Wilson)씨 부부(사진) 이야기다.

2004년 10월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성경공부 모임에서 만난 부부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함께 준비하며 사랑을 키워왔다. 2008년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결혼도 미룬 채 성공을 위해 정신없이 일했다.

남편 애슐리씨는 “막상 회계사 자격증을 얻고 보니 세상적 야망이 더 커졌고 승진에 대한 열망으로 밤낮 없이 일에만 몰두했다”고 회상했다.

노력한 대가로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가정을 꾸리고 승진을 하고 좋은 집과 자동차를 갖게 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세상적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허드슨 테일러와 짐 앨리엇 등 선교사들의 전기를 읽고 하나님께 다시 헌신키로 다짐했다. 캄보디아를 선택한 것은 부부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가 지난해 이곳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게 계기가 됐다.

지난 6월 캄보디아에 도착한 부부는 대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할 계획이다. 애슐리씨는 “학생들이 먼저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나 자국어를 매개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라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아내 이본씨는 “전통적 불교국가인데도 복음에 대한 태도가 매우 호의적”이라며 “복음에 대한 이들의 열망에 오히려 더 많은 도전을 받는다”고 말했다.

현재 애슐리씨는 1년 6개월간 휴직하고 이본씨는 회사를 그만둔 상태. 애슐리씨는 “안락한 삶만 추구했다면 인생의 마지막에 실망하고 좌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깜퐁참(캄보디아)=글·사진 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