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은퇴 꿈꾸세요? IRP 가입하세요… 금융권 개인형퇴직연금 봇물

입력 2012-08-15 17:57


최근 금융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IRP(개인형퇴직연금)다. IRP는 근로자가 직접 퇴직금을 관리하는 전용 계좌를 의미한다. 근로자가 이직하거나 조기 퇴직할 때, 퇴직금을 바로 쓰지 않고 은퇴 때까지 운용토록 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지난달 26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이 개정되면서 IRP는 더욱 중요해졌다.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가 퇴직하는 근로자는 반드시 IRP를 통해서만 퇴직금을 수령토록 법이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앞다퉈 IRP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초기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15일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는 2020년까지 IRP 시장 규모가 최대 43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혜택 다양한 IRP=공적연금만으로 은퇴 뒤의 소득 확보가 한계에 노출됐다는 것은 이미 상식처럼 굳어진 이야기다. 그동안 공적연금의 대안으로 논의됐던 것은 IRA(개인퇴직계좌)였다. 하지만 IRA는 일반 근로자는 가입이 불가능했고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만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그나마 가입자가 퇴직 후 60일 이내에 직접 가입 신청해야만 한다는 제한조건 때문에 실제 활용도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새로 주목받는 IRP는 강제가입식이고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퇴직자 뿐 아니라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 등 기존 퇴직연금제도 가입 근로자가 가입 가능하다. 2017년부터는 자영업자도 IRP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이들은 IRP에 퇴직금은 물론 자신의 여유자금을 연간 1200만원까지 추가로 집어넣을 수 있다. 운용만 잘 한다면 훨씬 넉넉한 은퇴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IRP에 가입하면 과세이연과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기도 한다. IRP에 가입해 퇴직금을 55세까지 운용하면 퇴직소득세가 연금 수령 시점까지 미뤄진다. 내야 할 세금이 원금에 더해져 운용돼 최종 수익이 커지는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 납입분과 합산,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의무 가입기간이 없고 해지에 따른 추징세가 없다는 점도 IRP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증권사 IRP 관련 상품 봇물=한국투자증권은 운용수익률을 앞세워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 현재 IRP와 가장 유사하게 운용되는 퇴직연금 DC적립금 누적 수익율에서 53.93%로 전체 57개 사업자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009년 이후 IRP 관련 상품의 평균 수익률 또한 57개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적 IRP 상품인 ‘한국밸류 10년투자 퇴직연금 펀드 채권혼합형’ 펀드는 설정 이후 62.84%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명품 IRP’라는 상품 시리즈를 내세우고 있다. 매월 시장에 나와 있는 350여개의 펀드를 평가해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꾸준한 펀드를 가려내 고객에게 제시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매 분기마다 IRP 고객의 자산운용 현황을 점검·상담하고, 수익률이 시장보다 부진한 가입자에게는 수시로 전화를 해 나은 수익률을 만들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

현대증권은 낮은 수수료를 강조하고 있다. IRP는 기존 퇴직연금과 달리 상품 운용에 따르는 수수료를 회사가 아닌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현대증권은 업계의 절반 수준인 연 0.35%의 저렴한 IRP 운용관리수수료를 부과, 제시 금리에서 수수료를 차감한 실질수익률 면에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퇴직연금 사업자 최초로 퇴직연금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안정형 랩 상품을 앞세워 IRP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의 ‘IRP안정형 랩’은 ‘시장금리+α’ 의 안정적 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국내 채권형펀드, 해외 국공채펀드, 글로벌 컨슈머펀드 등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또 중간정산금·퇴직일시금의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최대 2년의 자동분할매수 기능을 제공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