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강남 스타일’과 교회의 ‘유머’

입력 2012-08-15 18:12


화술(話術), 자기계발이나 경영실무 관련 서적들의 공통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유머’이다. 지식이나 논리의 충돌은 자칫 감정이나 자존심 대결로 끝나지만 유머는 어색하거나 적대적인 관계까지도 우호적으로 호전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사회 지도층은 유머를 중시한다. 그리고 맹렬한 설전이 벌어지며 의견 대립이 격해질수록 대중은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사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곤 한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사회가 암울해지면서 유머의 또 다른 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유머의 효과가 극대화되었을 경우 유머는 상식적인 기대치를 훨씬 넘어서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증명한 것이 바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신드롬’이다. 사실 이 곡에 심오한 철학이나 메시지는 없다. 반복적인 멜로디와 가사는 한마디로 이 노래가 머리를 비우고 무턱대고 흔들어대며 놀기에 딱 좋은 곡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 곡의 MV(뮤직비디오)는 더 가관이다. 이 MV 속의 영상과 춤은 3류 몸개그 정도의 수준이다. 이 MV에 카메오로 출연한 사람들도 이런 분위기에 최적격인 무한도전 팀이다.

하지만 이 MV는 지금 전 세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철없는 청소년들이 아닌 외국의 언론인들과 지성인들까지 광팬으로 만들었다. 이 MV의 인터넷 조회수는 이미 3000만회를 넘었고, 최근 한 외국 TV의 방송인은 “난 이 가수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른다”고 고백하면서도 방송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스태프들과 함께 싸이의 독특한 말춤을 추었다. 최근 서울에서 3만명을 불러 모은 싸이의 콘서트에서는 공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외국 주요 언론사들이 취재경쟁까지 벌였다. 마침내 싸이는 해외 무대에 서지 않고도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비상식적인 대성공의 비결에 대하여 싸이만의 독특한 유머감각이라는 분석밖에는 더 적절히 설명할 길이 없다. 다시 말해 그의 독특한 유머가 탁월한 경쟁력임을 증명한 셈이다.

교회 안에도 독특한 ‘유머’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복음, 즉 ‘기쁜 소식’이라고 부른다. 물론 이 하늘나라의 복음을 강남 스타일식의 유머와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늘나라 복음의 사회적 영향력이 강남 스타일에 결코 뒤처져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교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교회의 문턱을 최대한 낮추고, 그들이 하늘나라의 기쁨과 행복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에 서서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우리만 즐기는 유머가 아닌 온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유머를 전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유머를 듣는 사람들은 순간적인 폭소가 아닌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안산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