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에 도시 학생 전학 붐… 폐교위기 울산 궁근정초

입력 2012-08-14 21:36

해발 550m 고헌산 자락에 위치한 울산의 대표적인 산골 마을인 소호마을에 대도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학업과 병행해 농촌생활 체험을 하려는 대도시 학생들이 잇따라 유학을 오고 있는 것이다.

1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초등학교 소호분교 재학생은 지난해 14명에서 현재 31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이 마을 출신은 4명이고, 나머지 27명은 귀농한 부모의 자녀이거나 농촌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유학 온 학생들이다. 2학기에는 9명의 도시 학생이 더 전학 올 예정이다.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를 맞았던 소호분교는 이 덕에 올 2학기부터 학급 수가 3학급에서 4학급으로 늘어났다. 교사도 3명에서 4명으로 증원된다. 또 학부모가 함께 이주해 온 가구도 10여 가구나 돼 30가구에 불과했던 산촌마을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타 지방에서 유학 온 16명의 학생들은 마을 학부모들로 구성된 소호산촌유학센터가 지정한 농가에서 숙식하며 학교에 다닌다.

학생들은 학교수업이 끝난 뒤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계곡 탐사, 야생화 관찰, 텃밭 가꾸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학생들의 유학비용은 70만원으로 40만∼50만원은 숙박비로 지불되고, 나머지는 방과후 활동비로 쓰인다.

소호마을 주민들은 2학기에는 산촌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만들어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김수환 소호산촌유학센터장은 “유학 온 학생들에게 이곳 생활은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호산촌유학센터는 올해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촌 유학 활성화를 위해 선정한 전국 7개 사단법인 가운데 1곳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