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홍순영] 런던올림픽이 주는 교훈
입력 2012-08-14 19:11
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우리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당초 목표인 금메달 10개, 종합 10위를 넘어선 성과 뒤에는 남다른 노력, 희생, 투자가 있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엄청나게 흘린 땀의 결과이다. 신기술의 개발, 선진기술의 습득, 새로운 전략과 전술의 지속적인 개발도 크게 기여했다.
필자가 중소기업을 논하고자 하면서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중소기업과 스포츠가 존립 방식에서 본질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성장과 발전을 위해 같은 길을 가야 하고, 같은 육성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꿈, 창의, 도전, 혁신, 경쟁을 본질로 한다. 이는 스포츠의 본질이기도 하다. 스포츠가 인간 건강의 요체이며 생활의 활력소이듯이 중소기업은 건강한 시장경제의 요체이며 활력소가 된다.
스포츠의 감독과 선수, 중소기업의 경영자와 근로자들의 꿈은 크고 높아야 한다. 그래야 도전정신이 생겨나고 창의력이 발휘되며, 혁신과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그렇게 하도록 하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해 줄 것인가이다.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이 해야 할 일들을 런던올림픽 준비과정에 대한 고찰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 스포츠계는 런던올림픽에 대비하여 일찍부터 유망주를 발굴하고 전폭 지원했다. 축구는 청소년 시절부터 홍명보 감독과 호흡을 같이하였으며, 체조와 리듬체조 지원도 일찍 시작하였다. 마찬가지로 정부와 금융기관은 중소기업, 특히 기술혁신 중소기업을 창업 시부터 발굴해서 전폭 지원해야 옳다.
둘째, 평시에도 비인기 종목 지원을 계속했다. 펜싱, 체조, 사격이 효자종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상시적 후원이 있어서였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선거 때가 아니더라도 경제의 비인기 종목인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위험이 크고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R&D 지원도 마찬가지다.
셋째, 실패한 선수에게도 재도전의 기회를 주고 지원을 했다. 유도, 양궁, 레슬링, 펜싱 거의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좌절과 실의를 딛고 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이 실패하면 재기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기업가정신이 활성화되지 않고 소중한 경험자산이 유실되고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실패한 중소기업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재기시키는 방법을 스포츠 행정에서 전수받아야 할 것이다.
넷째,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장려하고 세계 최정상 선수나 팀들과의 시합을 통해 역량을 키우도록 했다. 이를 게을리한 종목은 올림픽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정부는 향후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가야 함을 시사한다.
다섯째, 선수 선발 시 지명도를 중시하지 않고 수차례의 선발과정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최고의 기량을 갖추도록 했다. 중소기업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쟁 개념의 강화가 필요함을 시사해 준다.
끝으로 가능성을 보고 선수를 선발하고 꿈을 갖게 했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도록 했다. 홍명보 감독은 “좋은 선수가 모여 드림팀이 되는 게 아니라 처음은 미진하지만 꿈을 갖고 함께 이루어내는 것이 드림팀이다”고 했다. 중소기업 지원도 현재는 실적이 미미하나 가능성이 있는 유망기업을 발굴·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곳곳에 지금은 미진하지만 정부, 금융기관, 근로자, 소비자와 꿈을 같이하고 함께 고용 확대와 지속 가능한 경제를 이루어내고자 하는 중소기업 드림팀이 넘쳐날 때 한국경제는 선진국의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다.
홍순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