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단 현상’… 스릴·감동에 스트레스↓·돌아온 현실에 허탈감 지수↑

입력 2012-08-14 19:10


회사원 송기혁(31)씨는 올림픽이 끝난 13일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올림픽과 관련한 새 소식이 없는지 살폈다. 올림픽 경기에 빠져 살던 송씨는 새로운 경기 결과를 찾아보는 게 습관이 됐다. 올림픽이 끝났는데도 그 버릇을 쉽게 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 기간에 업무 스트레스도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일에 대한 부담감이 몰려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송씨처럼 ‘올림픽 금단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펼칠 때 느꼈던 긴장감과 감동이 올림픽 폐막과 함께 사라지자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 13개로 종합 5위를 기록해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그만큼 극적인 명장면도 많이 연출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마치 17일간의 꿈에서 깨어나 침울한 현실 속에서 몸부림치는 나를 발견한 느낌”이라고 글을 남겼다.

직장인들은 올림픽 열기 덕분에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근무 분위기가 다시 ‘정상화’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이동원(29)씨는 “직장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때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야근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젠 그럴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