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60% 보험료 카드결제 꺼린다… 높은 수수료율 탓
입력 2012-08-14 18:42
국내 생명보험사 60%가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은 보험료 카드 결제 수수료가 비싸 카드 결제를 확대할 경우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 17곳 중 10곳(58.8%)이 보험료 카드 납부를 전면 거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생보업계 3위권인 대한·교보생명을 비롯해 푸르덴셜·ING·PCA생명 등 5곳은 어떤 보험 상품도 보험료를 카드 결제로 받지 않는다. 메트라이프·카디프생명은 과거에 계약한 보장성 보험만 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은 보험료를 현금으로만 받는다.
국내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전체 보험의 5%인 순수 보장성 보험만 카드 납부를 받지만 이마저도 삼성카드로만 가능하다. NH농협생명도 보장성 보험만 카드 결제를 허용한다. 라이나생명은 원칙적으로 카드 납부를 허용하되 방카슈랑스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은 제외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모든 보험료를 카드 결제로 낼 수 있지만 매월 카드 자동이체는 보장성 보험만 받아준다.
생보사들이 카드 결제를 꺼리는 이유는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보험업종 카드 수수료는 3% 수준으로 전 업종 카드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 2%보다도 훨씬 높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료 99.9%가 은행 자동이체로 이뤄진다”며 “보험료 카드 결제를 확대하면 일부 고객은 편의를 보겠지만 높은 수수료율 탓에 사업비 부담이 늘고 결국 보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요즘 보험은 이자를 얹어주는 상품이 많은데 은행 예·적금이나 적립식 펀드를 카드로 결제하지는 않지 않느냐”며 “카드 결제는 보험 상품과 안 맞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생명 등 일부 생보사는 보험료 카드 납부를 위해 카드사와 협의 중이지만 수수료율에 대한 견해 차이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손해보험사들은 카드 결제를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자동차보험 가입 시엔 카드번호만 불러주면 될 정도다. 카드 결제 수수료는 자동차보험만 연간 3000억원에 달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