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홍콩 선박 합동시위 무산… 댜오위다오 출항 中·대만당국서 저지

입력 2012-08-14 18:44

중국·홍콩·대만의 민간 활동가들이 계획한 양안 합동 댜오위다오(일본명 센가쿠열도) 상륙계획이 중국과 대만 당국의 저지로 차질을 빚게 됐다.

홍콩 민간단체 댜오위다오보호행동위원회 소속 선박인 ‘치펑(啓豊)2호’는 당초 대만 인근 해역에서 중국 본토와 대만의 선박들과 합류해 댜오위다오 수역에서 합동시위와 상륙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푸젠성 샤먼(廈門)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중국 활동가 천둬웨이(陳多偉)가 갑자기 항해계획을 철회하며 구체적인 철회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고 14일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대만에서도 활동가 6명이 지룽(基隆)항을 떠나 홍콩 활동가들과 합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대만 당국에 의해 출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홍콩 활동가들은 단독으로 댜오위다오로 항해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댜오위다오보호행동위원회 찬우에남 위원장은 “기상악화로 인한 거친 파도로 식량 일부가 유실되고 항해장비도 일부 손상됐다”면서 “대만 마쿵(馬公)항에서 보급을 받은 뒤 댜오위다오로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활동가들은 중국과 대만의 활동가들이 계획대로 합류하지 못한다 해도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본 해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능한 한 댜오위다오에 가까이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14일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의 잇단 댜오위다오 강경책에도 중국은 댜오위다오 상륙을 위한 자국민의 출항을 허락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 신중하게 대응해 왔지만 이번에는 암묵적인 지지로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다. 홍콩 당국도 이전에는 6차례나 활동가들의 출항을 저지했지만 이번에는 출항 전 경찰이 배에 올라탔다가 곧바로 떠나는 등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국 중국 정부가 원래의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중국 내 활동가들이 일본에 항의하려는 목적으로 댜오위다오 상륙을 위해 저장성 닝보(寧波)항에서 출항하려다 당국의 저지로 무산된 적이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