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세일, 유행 미리 알고가는 당신은 ‘쇼핑의 여왕’
입력 2012-08-14 21:48
백화점 겨울상품 세일 200% 활용법
‘8월의 크리마스’. 영화제목이 아니다. 백화점들이 겨울 상품 기획전을 대거 선보이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3일까지 점포 내·외관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연출하고, 전 점에서 인기 겨울 상품을 한 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 테마 행사를 진행한다. AK플라자 평택점도 22일까지 ‘해피 서머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열고 겨울의류를 세일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서울 강남점(17∼19일), 부산 센텀시티점(24∼26일)에서 ‘신세계 해외명품 대전’과 ‘한여름 모피 대전’을 열고 200억여원어치의 겨울옷을 내놓는다. 아이파크백화점도 23일까지 ‘영캐주얼 사계절 의류대전’을 열고 겨울옷을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겨울 상품을 장만할 수 있는 기회라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한여름에 겨울옷 고르기가 쉽지 않아 옷장만 복잡하게 만드는 실수를 할 염려가 있다.
현명한 쇼핑 노하우를 담은 책 ‘마이 클로젯’을 최근 출간한 패션 어드바이저 김은진씨는 “저렴하거나 세일하는 옷을 무조건 사는 것은 스타일 망치는 쇼핑법의 주범”이라고 경고한다. 김씨는 “특히 세일매장에 갈 때는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한 쇼핑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옷을 살 때는 현재 갖고 있는 옷과 어울릴 수 있는 옷을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므로 일단 겨울옷을 찬찬히 살펴본 다음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귀띔한다.
또 ‘이 브랜드가 이렇게 싼 가격에’ 라는 생각에 구입하면 결국 옷장 속에 갇혀 있기 쉽다고 경고한다. 세일 매장에서 가장 안타까울 때가 디자인 색상 다 좋은데 사이즈가 없을 때다. 이럴 때 ‘이렇게 싼데 살 빼서 입지’ 또는 ‘고쳐서 입지’ 하는 마음으로 구입하는 것도 경계경보 감이다.
그렇다면 어떤 옷을 구입해야 후회하지 않고 잘 입을 수 있을까? 아울렛 쇼핑의 달인들이 입을 모아 권하는 것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아이템을 고르는 것. 힙을 조금 가리는 중간기장의 검정이나 감색 재킷, 무릎길이의 스커트, 일자바지, 허리선이 살짝 들어간 원피스, 어떤 옷과도 어울려 입을 수 있는 롱 화이트 셔츠, 카디건, 꾸밈(디테일)이 많지 않은 테일러드 코트 등이다. 이런 기본 아이템을 살 때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소재다. 재킷 바지 스커트는 울이 많이 들어갈수록 고급스럽다. 캐주얼한 스타일을 즐긴다면 면소재가 적당하지만 구김이 잘 간다는 점을 명심하자. 카디건은 캐시미어나 100% 울 제품이면 OK. 화이트셔츠는 100% 면이 최고다. 김씨는 “검정 카키 등 기본색이면서도 세련된 색상, 디테일이 적은 디자인을 고르면 트렌드에 뒤처져 옷장에 처박아둘 확률이 최소한으로 줄어든다”고 말한다.
지난 겨울옷을 모아둔 세일 매장에서 올겨울에 유행할 아이템과 꼭 닮은 ‘쌍둥이’들을 족집게처럼 뽑아 구입할 수 있다면 이보다 즐겁고 경제적인 쇼핑은 없을 터. 올겨울의 유행을 미리 알고 가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 4월에 올 가을 겨울 유행할 의상을 미리 선보였던 서울컬렉션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단연 다양한 프린트였다. 정혁서와 배승연(스티브 J & 요니 P), 김석원과 윤원정(앤디 & 뎁), 박항치 등이 경쾌한 느낌의 팝아트 프린트와 강렬한 하운드투스 체크 등을 선보였다. 칙칙한 겨울옷에 포인트 구실을 해줄 수 있는 화려한 색상의 팝아트 패턴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팝아트 패턴의 블라우스 원피스 스커트 등이 있다면 쇼핑카트에 넣도록 하자.
아이템별 디자인을 보면. 스커트는 대체로 무릎길이로 다소 길어졌고, 팬츠는 일자팬츠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박윤수는 컬러 블록이 들어간 팬츠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모스키노, 필림림, 겐조, 발망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서도 런어웨이에 올렸던 컬러 블록 팬츠는 올겨울 멋쟁이들의 ‘머스트 바이 아이템(꼭 사야 하는 품목)’으로 꼽힐 것으로 예상되므로 눈에 띈다면 바로 구입할 만하다.
코트는 디테일이 절제된 테일러 스타일이 많았다. 오트쿠틔르(고급맞춤) 전문 숍 꼼엘르 디자이너 김혜인씨는 “미니멀한 코쿤 스타일의 테일러링 코트, 박시(큼직)한 실루엣에 바닥까지 끌릴 정도로 긴 매니시(남성적인)한 코트 등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허리선이 쏙 들어가고 아래로 쫙 퍼지는 스타일은 가능하면 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